늦은 아침식사 후에 아이들과 투몬비치로 향했어요. PIC에서 생활했을 때와 달리 해변이 넓고 아이들이 놀기 좋게 되어있어서 자주 이용했던 것 같네요. 특히나 막내는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서 괌 모래놀이도 하고 성도 만들고 바닷물도 퍼나르는게 더 재미있어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도 모래놀이 할 수 있는 해변에 참 많습니다.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변에 쓰래기도 많고 부유물도 많으며 바다 색이 더러운 경우도 많죠. 하지만 괌 투몬비치는 상당히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해변과 맑은 바다를 바라보며 모래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아이들 참 좋아하잖아요?
괌 모래놀이 투몬비치에서 어떨까?
저도 어릴 때 여름방학때면 동해바다에 가서 물놀이도하고 모래놀이도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데요, 그때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은 것 같네요. 그때는 호텔이나 리조트도 별로 없어서 해변 바로 옆에 있는 민박집을 이용하곤 했잖아요. 민박집에서 주인 가족분들이랑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같이 시간 보냈던 기억이 아직 많이 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여행을 하게 되면 바다가 있는 곳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것들 그리고 좋았던 추억들을 아이들도 같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모래놀이라는게 사실 끝이 없는 놀이잖아요. 만들어놓으면 파도가 와서 쓸려나가고, 열심히 만들어 놓으면 것들을 다 부수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이지만 행복해하면 그만이니까요.
오늘 모래놀이는 목욕탕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옆쪽으로 벽을 쌓고 나름 데코도 해봤습니다. 어디서 찾았는지 조개껍질같은 것과 산호조각들을 들고와서 데코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열심히 물을 퍼다가 넣었습니다. 괌도 조수간만의 차가 살짝 있어서 바다물이 더 들어올 때도 있고 덜 들어올 때도 있는데, 적당한 위치에 만들어놓아서 조금식 파도가 치면서 물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무너지는 것은 덤이고요. 모래놀이를 할 때는 이렇게 살짝 부서질 수 있는 위치에 만들면 좋은게 아이들이 그때그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성을 쌓는 과정에서 생각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이 날은 장모님 생신이셨어요. 생신은 항상 열심히 챙겨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왜 이때 휴가를 잡았는지 괌에 도착하고 나서 생신을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이번 휴가는 평소보다 오랜 기간 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의도치 않게 휴가 기간동안 장모님 생신이 겹쳤고 하필 그 생신이 환갑이셨습니다.
딸도 사위도 이렇게 무심한 자식들이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할머니 생신이니까 모래로 케익을 만들어 드리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평소에는 1단 케익만 받으셨다면 이번엔 3단으로 만들었고 각종 데코와 함께 축하노래를 더했어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첫째 그리고 막내가 모두 물을 퍼담기 시작했습니다. 목욕탕 만들었으니 즐겨봐야겠죠. 투몬비치 모래는 사실 모래라기 보단 산호조각이라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은근 단단해서 모래놀이하기 참 좋은 것 같아요. 한 번 만들어 놓으면 파도가 치거나 일부러 부시지 않으면 저녁까지도 그 모양 그대로 남아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곳보다 모래놀이 하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 동반한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모래놀이세트 꼭 가지고 오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없으시다면 괌에 있는 케이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어요.
이렇게 물을 담아놔서 쉽게 빠지지 않고 모래 안으로 스며들지 않더라고요. 모래를 조금 파다보면 상당히 단단한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영복 챙기실 때 아이들은 꼭 긴팔 긴바지 챙기셔야해요. 저희 막내는 반바지를 입었는데 빨갛게 익은게 6개월이 지난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썬크림도 소용없더라고요. 저도 아직 팔과 다리에 생긴 자국이 없어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첫째가 나름 좀 컸다고 동생도 챙기고 같이 놀아주고, 덕분에 저와 아내가 생각보다 편하게 지냈어요. 크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4살 아이라 괌에 올 때 고민이 많았는데 나름 잘 놀았다고 생각되네요. 괌에 다녀온 후 제주도에 다녀왔는데요 가깝고 말 통하는 제주도가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항상 매번 다른 것 같아요.
모래놀이 하다가 너무 덥다 싶으면 바다에 뛰어들어서 둥둥 떠다니고 다시 나가서 놀기를 반복했어요. 투몬비치 바다 색은 에메랄드색인데 정말 예쁘지 않나요? 이 바다 보러 괌에 오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바다에도 놀러가곤 하지만 바다에 잘 들어가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해변에 바로 연결된 호텔이나 리조트가 별로 없고, 수영장과 해변이 편하게 연결된 곳이 없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즐기고 느꼈던 괌은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편하게 수영하고 씻을 수 있으며 밖에 조금만 걸어 나가면 맛있는 식당들이 줄지어있는 그런 여행지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치안이 좋은 나라 없다고 하는데 휴양지들은 대부분 치안이 좋은 편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이렇게 모래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던 하루 일기를 작성해봤습니다. 저의 블로그 글 대부분이 리뷰형식인데 오늘 같은 글은 남긴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을 기억하기 위함인 것 같아요. 지금은 이런 블로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 과거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