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방문해보고 싶던 캠핑장이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이었어요. 우연히 알게된 곳인데 이미 엄청 유명한 곳이더라고요. 그러다가 휴가기간에 맞춰 빈자리가 있어 급히 예약하고 다녀왔습니다.
예약은 공식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뷰가 좋은 앞쪽 데크들을 이용하려면 홈쇼핑을 통해서 구입해야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예약이 가능하더라고요. 저는 18번 데크를 예약했습니다. 1~10번 데크들 중 자리있는 곳이 많았는데 아이들을 동반하고 있어서 구석탱이 자리로 선택했습니다.
네비를 찍고 가다보면 동강전망자연휴양림 표지판을 만날 수 있는데 여기서부터 꼬불꼬불 길을 2.5km 산 위로 올라가야해요.
정선군시설관리공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시설물들이 상당히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한쪽에 전망대가 있어서 뷰를 즐기기 좋았어요. 관리동에 작게 매점이 있는데 간단한 간식거리와 물, 음료수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술은 판매하고 있지 않아요.
전망대에 오르면 앞쪽으로 흐르는 동강을 만날 수 있고 정면으로 높에 솟아있는 백운산을 볼 수 있습니다. 꼬불꼬불 흐르는 동강이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어릴 때 레프팅하러 동강에 왔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동강전망자연휴양림 관리동에서 체크인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편하게 풀어놨어요.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용객도 별로 없었고 기본적으로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도 아니니까요.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아이들이 위험할 것 같은 물건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묵은 18번 데크는 관리동 기준으로 위쪽으로 쭉~~ 끝가지 올라오면 있는데 4개 데크만 있는 곳이라 나름 프라이빗한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동강 뷰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전면 뷰가 상당히 좋은 곳이었어요.
동강전망자연휴양림 18번데크 후기
캠핑도 몇 번 같이 다녀보니 혼자서 테이블 조립도 하더라고요. 역시 이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텐트 스킨을 펴서 폴대를 꺼내놓으면 알아서 하나씩 조립을 해줘요. 18번 데크의 경우 데크 앞쪽으로 주차를 해야해는데 저희가 이용하는 기간동안 뒤쪽 데크를 이용하는 분들이 없어서 그쪽에 주차를 해뒀습니다. 관리동에서 기본적으로 예약자를 확인한 다음에 이렇게 주차하라고 안내해주시더라고요. 18번 데크가 다른 데크에 비해 좋았던 점은 전면으로 주차공간을 테이블을 놓고 사용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동강전망자연휴양림처럼 지자체에 관리한는 곳은 장작사용이 불가능해요. 숯불 사용은 가능한데 데크 아래에서만 사용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18번 데크처럼 앞쪽에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테이블을 내려놓고 숯에 불을 붙여 사용할 수 있어서 멋진 경관과 함께 식사가 가능했어요.
이제 우리 집처럼 편해진 힐레베르그 카이텀 4GT입니다. 아내는 높이가 낮아서 불편해하더라고요. 그래서 높이가 높은 리빙쉘 하나 알아보는 중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힐레베르그가 컴팩트하고 피칭도 쉬워서 마음에 드는데 가족이 불편하다니.. 새로운 녀석을 추가해볼까합니다.
텐트를 피칭하고 에어매트에 공기를 넣는 동안 아이들은 간식을 먹었어요. 이젠 텐트 구조도 잘 알아서 왔다 갔다 지퍼도 열었다 닫았다 아주 까불이들이 따로 없습니다.
피칭을 한 후에 하늘을 보니 비가 한바탕 떨어질 것 같았어요. 일기예보에 비가 있긴 했는데 이렇게 일찍 떨어질 줄은 몰랐어요. 건너편 산 뒤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니 곧 비가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머무는 동안 땡볓에 더울 예정이라 타프를 치기로 했습니다. 타프 처음 쳐보는 것이라 많이 헤맸는데 그래도 나름 햇빛을 피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 갈 때 백컨트리 320 쉘터도 같이 가지고 갔는데 이때는 몰랐습니다. 쉘터를 쳤어야 했다는 점을요
대기 불안정으로 호우와 낙뢰 발생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우박이 어마어마하게 떨어졌어요. 타프를 쳐놓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순간 우박이 미친듯이 떨어지는데 타프 아래에 있던 물건들이 다 날아가고 모두 젖어버렸습니다. 쉘터를 쳤으면 젖지 않았을 것 같은데.. 참.. 아내와 아이들은 텐트 속으로 피신했는데 정말 무서웠다고해요. 바람도 정말 많이 불었습니다.
관리동에 잠시 들렀는데 텐트 이상없냐고 걱정해주시더라고요. 18번 데크가 바람이 가장 많이 불고 돌풍이 쎈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이 물건들이 젖는 것 이외에는 피해가 없었습니다.
차에 우박 떨어지는 것을 눈 앞에서 봤는데.. 주먹만한 얼음이 떨어질 때 진짜 울고 싶었어요.. 물론 찌그러지진 않았습니다만..
그렇게 약 1시간 정도 어마어마한 비와 우박이 떨어진 뒤에 날이 개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캠핑용품들이 정말 빨리 그리고 잘 마르더라고요. 햇빛에 30분 정도 내놨더니 금방다 말랐습니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운무를 볼 수 있었어요.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운무가 정말 멋진 곳이라고 들었는데 날씨도 그렇고 계절도 그렇고 기대는 하지 않았었거든요. 비가 오고 우박이 떨어지는 하루였지만 덕분에 멋진 운무를 볼 수 있었어요. 구름들이 능선을 넘어가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텐트 안에 숨어있던 아내와 아이들은 이 모습을 못봤어요. 저는 우박과 비에 속옷까지 쫄딱 다 젖었지만 대신 멋진 운무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런게 우중캠핑의 매력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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