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괌에서 지낸지 일주일이 지났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부터 살펴봐야 하는지? 밥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수영은? 등등 즐길 시간보다는 해결 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서 고민이었는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다 보니 이제 괌에 생활도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그냥 제가 살고 있는 동네인 것 같아요. 그만큼 적응을 했다는 것이겠죠.
저도 저이지만 가족들도 괌에 완벽 적응했어요. 음식도 생활도 말이죠.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영어를 사용해볼 시간이 별로 없었다는 점입니다. 워낙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고 한국인 스탭도 많다보니 영어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었어요. 현지 분들도 한국어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첫째녀석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데 이번 기회에 써먹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럴 기회는 없었습니다.
괌에서 보낸 마지막 수영 그리고 모래놀이
전날 갔던 리틀피카스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바로 수영장으로 나왔습니다. 아이들도 이제 루틴이 되었어요. 처음에 괌에 왔을 땐 수영복 입기도 싫어했고 튜브도 안 탄다고 난리였던 막내도 이젠 알아서 구명조끼 입고 튜브도 타고 물놀이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재미있구나? 그리고 즐기는 방법을 알게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은 경험을 해봐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게되고 찾아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수영장으로 나오자마자 바로 두짓비치쪽으로 향했어요. 아이들이 두짓비치쪽을 더 좋아합니다. 저희 막내는 조심성이 많은 아이에요. 그래서 처음 도전해보는 것을 무서워하는데 전날 잠깐 미끄럼틀 한 두번 타봤다고 오늘은 도착하자마자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하루종일 미끄럼틀만 탔던 것 같아요.
사실 이 날이 괌에서 물놀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어하는 것을 최대한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람들도 별로 없었어요. 괌이 주말을 낀 4박 5일 여행일정으로 오는 분이 많아서 그런지 평일 특정 요일이 되면 사람들이 싹 빠져 나가더라고요. 수영장을 전세낸 것처럼 사용했습니다.
첫째는 원래도 물놀이를 좋아했는데, 괌을 계기로 제대로 수영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벌써 몇 달째 수영장을 다니고 있어요. 요즘은 급수? 같은게 있어서 시험보고 급수를 올리더라고요. 괌에 다녀온 후 8급을 취득했고 이제는 7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원래는 태권도를 오래 다녔었는데 이젠 태권도 대신 수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태권도를 보내면 편한 것이 하교시간 되면 학교 앞에서 픽업해주고 태권도장에서 운동시킨 뒤 집 앞에 내려주는데 아이들이 지칠 정도로 뛰게 해주다 보니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더라고요. 하지만 아이가 가기 싫어하니 억지로 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날도 날씨가 좀 선선했어요. 그래서 중간중간 자쿠지에서 몸을 녹였습니다. PIC에서는 자쿠지가 생각나지 않았었는데, 두짓에선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많이 필요했어요. 확실히 그늘진 곳이라 그런지 바람 불면 선선하고 춥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수영장 물도 많이 차가운 편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그 때의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깨끗하고 넓은 바다 그리고 저 멀리 있는 수평선. 그리고 여유로움까지 이런 것이 휴가구나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괌의 모래에 대해서 전에 리뷰한 적이 있는데 확실히 모래가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어서 몸에 올려놓으면 빠져나가기가 힘들더라고요. 장난으로 아이들도 몸 위에 모래를 덮어줬는데 빠져나오지 못해서 꺼내주곤 했습니다.
오히려 이런 모래사장이 단단해서 푹푹 빠지지 않아 걸어다니기도 편하고 몸에 잘 달라붙지 않더라고요. 물론 옷이나 신발에 한 번 달라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겠죠?
이젠 혼자 둬도 파닥파닥 헤엄치는 막내. 이정도면 성공적인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출발할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두 아이를 데리고 떠난 첫 해외여행이었고 지인이 있는 것도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 오롯이 저희 부부가 해나가야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7박 8일 일정동안 아픈 사람 없었고 다친 사람 없다는 점에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째는 네 살쯤에 다낭 풀빌라에서 하루종일 물놀이 했던 적이 있어요. 수영 하는 법을 모를 때였는데 구명조끼 하나 입고 작은 풀에서 왔다 갔다 하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되었습니다.
막내도 이제 수영을 가르쳐볼까 생각 중이에요. 배워두면 취미로도 운동으로도 좋겠지만 생존에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운동보다 더 먼저 가르쳐야하고 배워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너무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것이 보여서 고민 중이긴 하지만 이번 여행 그리고 다음 여행을 계기로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괌에서의 마지막 물놀이가 끝났습니다. 7박 8일동안 정말 잘 놀았어요. 이렇게 길게 휴가를 떠날 수 있는 날이 또 있을까? 싶긴 하지만 더 좋은 시간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